본문 바로가기

대회 리뷰/BOJ

강원도 대학생 코딩 경진대회 Part 1 - 후기

 

커뮤니티 _ 공지사항 _ [행사홍보] 강원도 대학생 코딩경진대회 : SW중심대학사업단 _ 연세대학교

26493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연세대길 1 컨버전스홀 217호 Tel: 033)760-2682~5, 2687 Copyright (c) Yonsei University.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D'TRUST

swuniv.yonsei.ac.kr

6월 28일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서 강원도 대학생 코딩 경진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문제 및 스코어보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후기와 문제 풀이를 두 개의 글로 나눠서 작성합니다.

 

오프라인 대회 참가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정말 비상식적인 환경의 대회였습니다.

컴파일러 미제공, IDE 미제공, 연습장 미제공 등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의 환경과는 많이 상이하였습니다.

때문에 아래부터는 부정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1. 잘못된 점

1.1 대회 시작 시각 지연

대회 시작 시각은 14시 20분이었습니다.

그런데 14시까지로 예정된 강연이 14시 10분이 넘어가도록 끝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많은 학생이 20분까지 등록을 마치지 못하였으며 대회 시작 시각이 연기되었습니다.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영진은 별도 공지가 있기 전 문제 열람을 금지하며 이를 어기면 부정행위로 간주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부정행위의 발생 가능성이 생겨버렸습니다.

 

이번 대회는 대회 참가자 외의 제3자도 참가할 수 있는 Open Contest를 동시에 개최하였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그냥 스마트폰으로 boj에 접속한 후 자유롭게 문제를 열람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스코어보드를 봤을 때 이 방법으로 크게 이득을 취한 참가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주최 측에서는 강연과 대회 사이에 충분한 여유 시간을 제공해야만 하였습니다.

20분이라는 시간은 급작스러운 사고를 대비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였습니다.

대회 운영진은 대회 시간을 미뤄야만 하였습니다.

만약에 진행 시간을 수정할 권한이 없었다면 startlink와의 연락을 통하여 대회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운영진이 어떠한 대처를 하였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1.2 대회 환경 미공지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경우 대회일 이전에 모든 참가자에게 대회 환경에 대하여 공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아무런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잘못된 정보마저 전파되었습니다.

 

공지해야 하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운영체제
  • 사용 가능한 언어(컴파일러 버전 포함)
  • 사용 가능한(설치 및 세팅이 완료되어 있는) 에디터 및 IDE
  • 등수 결정 방식
  • 페널티 결정 방식

위의 목록 중 공개된 정보는 사용 가능한 언어뿐입니다.

나머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주최 측에 일일이 연락을 드려야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운영진으로부터 받은 답변도 잘못되었습니다.

저는 6월 22일 사용 가능한 에디터 및 IDE에 대하여 메일로 문의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6월 26일 운영진으로부터 답변 메일을 받았습니다.

"대회 진행 방식의 경우, 따로 개발환경을 web상으로 제공하여 드릴 예정입니다.

따라서 해당 개발환경에 맞춰 문제를 풀어주시면 됩니다.

지정된 개발환경 내에서만 코딩이 가능하기에 원하는 에디터 및 개발환경 설치는 불가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떠한 개발환경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1.3 컴파일러 및 IDE 미제공

모든 참가자를 당황하게 만든 부분입니다.

명색이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인데 컴파일러와 IDE 모두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메모장에 코딩하라고 합니다.

이런 비상식적인 환경은 처음 겪었는데 손코딩이랑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물론 소스 코드를 제출하면 컴파일 결과를 알려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채점 서버 환경에 따라 결과를 받기까지 10~50초의 지연이 발생합니다.

또한 로컬 컴파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스 코드의 동작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예제 입력에 대하여 올바른 출력이 나오는지조차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눈으로 변수에 값을 대입하고 직접 코드를 따라가며 계산해야만 합니다.

 

물론 주최 측에서 의도적으로 이러한 환경을 제공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그렇다고 해도 이건 잘못되었습니다.

2023년에 컴파일러와 IDE의 사용을 막는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는 없습니다.

오직 머리로만 생각하라는 뜻인지 연습장과 펜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상한 규칙을 대회 시작 5분 전에 알려줬다는 사실도 정말 놀랍습니다.

만약에 정말 이러한 환경을 의도하였다면, 대회 홍보 자료에 이 사실을 반드시 공지해야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사태의 발생 원인은, 주최 측의 나태함입니다.

컴퓨터 120대를 일일이 세팅하기 귀찮으니 그냥 컴파일을 못 하게 막자고 결정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말 주최 측의 나태함으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면, 그냥 대회를 열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주최 측이 얻은 것은 하나의 실적이겠지만 참가자가 얻은 것은 코딩 대회에 대한 나쁜 첫인상입니다.

 

추가적으로 화장실 이용 후 재입실이 불가능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사전 공지 또한 없었습니다.

 

2. 아쉬운 점

C번 문제가 살짝 아쉬웠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코너 케이스를 잡지 못해서(저 포함) 스코어보드에 비가 내렸습니다.

물론 재미있는 케이스이긴 한데 참가자들의 수준을 고려하였을 때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3. 잘한 점

저도 대회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회 운영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회를 열어주었다는 것 그 자체로도(비록 미숙한 부분이 많았지만)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질도 높았습니다.

출제진 모두 이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이기 때문에 좋은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기업 후원 대회도 아닌데 상금도 굉장히 컸습니다.

 

4. 여담

교내에서는 1등을 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었지만 연세대의 jyheo98님이 조금 신경쓰였습니다.

뒷조사를 많이 하였는데 크게 도움될 만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최근에 활동이 거의 없으셨기에 출전 여부조차 가늠할 수 없었는데 결국 대회장에서 뵙게 되었습니다.

대회 당일 컨디션도 좋고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서 다행히 1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jyheo98님도 우수한 실력으로 2등을 차지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5. 맺음말

주최 측의 대회 개최 의도는 많은 학생들이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 관심을 갖고 실력을 키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대회는 완전한 실패작입니다.

어떤 학생이 미성숙하고 불친절한 대회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까요?

 

대회 이후 다른 참가자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입니다.

"코딩 테스트(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서는 컴파일러(IDE)를 사용할 수 없나요?"

초심자들은 잘못된 대회에서 잘못된 지식을 얻고 잘못된 편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절대로 모든 프로그래밍 경진대회가 이렇지는 않습니다.

그냥 이 대회가 이상한 대회였습니다.

비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 대한 첫인상이 나빠졌더라도, 다른 좋은 대회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SCPC나 현대모비스 대회 같은 메이저 대회도 초기에는 많은 실수를 범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원도 대학생 코딩 경진대회는 올해가 처음이었습니다.

boj에서도 이번 대회의 미숙한 운영 사실을 인지하였습니다.

이후 boj에서 개최하는 대회의 운영 규정을 강화하겠다는 의견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에도 대회가 열린다면 분명히 더 나은 환경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번 대회는 깔끔히 잊어버리고 내년 대회에는 다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옆에서 응원해준 BLENDING, 그리고 Programming.KNU 친구들 고마워요.

덕분에 좋은 결과 받았습니다 :)

잠시 임시보호 중인 꽉꽉이 사진과 함께 마무리하겠습니다.

 

Part 2에서 다시 뵙겠습니다.